짝짝이로 가라

 8.3
커터칼과 조각도의 삶을 재작년(벌써 2년전이라니!)에 망쳐버렸으므로 플라스틱 흙손을 장만했다. 조각을 볼 때면 어김없이 흠칫거리며 칼을 드는 나더러 S는 또 옛 버릇이 나오려 한다지만, 일주일 안에 ㅍ원형을 완성하고 ㄹ도 각 개체당 일주일씩 투자할 작정. 1:18이면 cm가 똑 떨어지건만, 거의 선호되지 않는 비인 듯. 고작 2cm 차이로 24비를 넘기니 어정쩡하다. ㄹ은 평범하게 1:12로 가는 편이 낫겠다...

― 8. 11
결국 대칭병 재발. 마침내 철사가 끊어짐. 미완성의 멸시받는 삶이 계속될까보다. 모두 3D 프린터가 나날이 배송지연 기록을 갱신해가는 탓이다.

― 8. 22
이 작업이 심각한 근시를 수반함을 깨달음. 몇십 cm 밖 모든 것이 뿌옇다. 어차피 한쪽 눈이 머는 꿈을 반복하여 꿀 정도로 해상도가 미심쩍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안경없이 살만했는데.

― 8. 29
1년에 한번 받는 용돈을 재료비로 몽땅 지출.

― 8. 31
플라스틱 손물레 주문함. 땜질 인두를 사려면 어딘가 깔개라도 펴야할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