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덕잡담

이렇게 말하면 마치 발더스게이트 덕후 같지만 아니다.
꿈에 예고생들 사이에서 테레쉬키나 인기가 아주 좋았다. 전혀 전공자처럼 생기지 않은 학생이 내 비행기 좌석 부근에서 발레동영상을 틀어놓고 수다 떠는데 오브라쵸바 이름을 들으니 어찌나 솔깃하던지 초면에 그만 덕토크를 해버렸다. 제냐 쨩 됴음!!! 쵝오얌!!! 이렇게 짝짜쿵하다가 러시안발레비디오 유튜브 계정 정지되었던 거 기억하냐/그랬었나/게르기예프더러 흑마법사라며/아 그거ㅋㅋㅋ/옥사나 스코릭 프린시펄이니?/몰라 관심없어서. 비중은 프린시펄급임. 관심 안두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마린스키에서 하도 후하게 쳐줘서.../스테파노바는 제쳐두고....../그나마 폴드브라가 가장 예쁜 애였는데/노비코바 팔동작 좀 이상해지지 않았?...쬬바 인터뷰....../

등등을 얘기했다. 알고보니 그 애는 레오타드 차림이었는데, 잠에서 깨고나니 현실에선 쬬바 얘기하는 사람 봤다고 들떠서 따라가거나 방심해서 응헠걐걐 떠들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Finding Vivian Maier, 2013

“I'm the mystery woman.”

롤라이플렉스를 통해 스스로를 150000번 이상 타자화하며 평생에 걸친 예술적 시도를 성공한 인물이, 확인되지 않는 증언으로 기록되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할 그 자신만의 비밀스런 영생에 들다. 그는 이런 다큐없이 그냥 사진만 전시하고 싶었을 거 같다. 친구라는 이들 가운데 그가 왜 전시 계획을 접었으며, 왜 작업을 그만두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돌보았던 어린이들과 발이 닿았던 인화소 주인의 발언 외엔 자의적 허상처럼 생각되기도.

이안 반사식 수동 카메라 키트가 있던데, 이 플라스틱 렌즈의 35㎜ 소형 카메라조차도 뷰파인더 상이 너무나 신비로워, 그 속을 계속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Under Tale, 2015

 끝에 그의 존재를 파괴하지 않기로 한 건,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바라서, 우리가 돌아가야할 처음이 그의 자기소개일 거라 생각했으니까. 가능하다면 결코 발걸음하지도 의지도 갖지 않을 것이다.

20160131

문제의 3D 프린터가 온지 두 달째, 나는 아직도 지원팀에 메일을 보내고 있다. 관공서가 보유한 180만원대 기계 또한 내 400$처럼 후지긴 마찬가지였다. 기술초기단계인만큼 비싸도 소용없다. FDM, 이것은 버릴 것이다.


신삼국 다시 보는 중. 공명이 한창 공근을 긁고 있다. 가족구성원 취향이 제각각인데 이건 다들 재미있어 한다. 어머니께서 무척 좋아하심.


드디어 삭발함!


이따금 두통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한 10~30여분 정도면 생각할 수준은 된다. 그저 엎드려 기다린다.


한파가 오기 전에 누수 시작한 윗층 수도관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