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세상 탐험할 때는~ 조심하세요♪"(프로펠러 소리를 곁들여서)
그렇게 좋아하고 열심히 봤건만 다 잊어버리고 저 한 구절의 노래와 두 주인공의 이름, 얼굴만 기억난다. 한눈에 친해 보이는 허클과 로우리...학생인가하면 사무원으로 눈을 뜨고, 엔지니어 출장 다음날 트랙터를 몰고 밀과 옥수수를 수확해다 팔던 좀 희한한 만화였는데, 북미 애니메이션 특성상 에피소드 순서가 유동적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고향급인 저 인트로를 들을 수 있어 몹시 반가움.
슈베르트의 D major 바이올린 소나티나 3악장을 배경으로 곰돌이와 친구들이 걸어가는 동안 계절이 바뀌는 숲의 정경은 오후의 작고 중요한 기쁨이었다. 에밀리의 인형 루시와 주인공보다 돋보이는 곰돌이 부모님의 캐릭터가 매력적.
저 말없는 토끼의 고도로 세련된 생활방식은 대중의 모방심리를 매우 자극한다. 색채와 표현, 음악까지 의도치 않은 척 자연스레 멋이 나는 게 아주 치밀하다. 아직 TV가 있던 마지막 시절 즈음 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