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의지에 따라 나를 인형처럼 움직여줬으면. 내가 팔을 들고 싶으면 올려주고 목도 받쳐주는거지...
아침에 너무 추워서, 10분 짜리 체조를 따라하고도 체온이 오르지 않아 룸메에게 죽을 부탁해 받아먹었지만 그래도 추웠다. 평소 덥던 체조가 왜 시들하니 수월했는지 모르나 나는 떨면서 다시 잠들었다. 아열대 한 여름 영상 15도 추위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던 이들은 이마저도 할 수 없었구나 싶다. 일어나지 못해 오후까지 계속 내리 자며 바짝바짝 마른 채 월레스의 기계침대와 인형줄을 바란다.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 채 목격할 뿐인 생활에 진저리난다. 비참한 삶을 구원하는 건 음악과 고양이라더니 부족하기 때문일까. 힘이란 무엇일까. 나는 궁리하지만 그게 존재만큼이나 덧없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