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중독

· 매사에 임하며 고슴도치를 의식한다. 거의 매일 한 번씩 본다. 때때로 나무 또는 반딧불 배경음악을 느낀다...굴뚝 옆의 별과 노송나무 가지, 사모바르, 산딸기잼 러시아식 차를 선망한다. 간간히 낙서를 해보지만 연출이나 장면 구상이 아주 구리다...예를 들면 잡은 손이 점점 차가워짐을 느끼는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 위고, 사형수 최후의 날
무관심하던 쟁점인데 작가 의견에 동의함. 정의는 세금과 밥값, 범죄자의 인권에 좌우되어서는 안된다. 살인을 금했다면 그것이 법과 사회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순도 있어서는 안된다. 국민에게 살인을 나누는 행위는 인간성에 대한 위협이다.

· 투르게네프
새나 덤불이 속삭인다거나 별과 그림자가 눈물 흘리며 운다던가를 한참 읽으니 무서워졌다. "꽃, 황금 분수, 수천 조각으로 반짝이는 크리스털 같은 눈" 그렇게 300쪽 가량 채워지다니. 새들은 지저귀고, 덤불은 바스락거리며, 별빛이 대기 중에 흔들리거나 그림자가 길어짐은 광학현상이다. 야생이 너무 야생적이거나 구름이 내게 다가오는 느낌은 좋지 않다...

· 장갑!
연습실이 극냉습. 곰팡이가 계속 시비턴다. 피아노 액션 삭을 듯.

· G brush
전문가 입장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기초로, 도큐먼트에서 툴로 저장하지 말고, 툴에서 툴로 저장해야 한다. 나는 몰랐다.

· 하모니아 문디
거의 10년 전에 원전연주 좋아한다 했던 게, '아예 고음악' 전집으로 돌아왔다. 예고도 없고, 내가 고를만한 상황도 아니라서...어쨌거나 생소한 작곡가가 여섯이나 되고, 요새 접할 기회가 뜸한 미사곡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서 고색창연하게 잘 쓰여진 코러스와 16세기 대위법(!)을 참조할 수 있다. 들을 수록 나의 조예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