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면 좋지

구글 검색 트렌드에 동화도 올라오는구나. 앨리스도 22위권에 있다. 선반 위의 엘프라는 책이 인기다. 북미에서 2008년부터 연말 즈음이면 집안 여기 저기 앉아 지켜보며 아이들을 자극하는 의도의 인형인가본데, 대물림하기 좋은 고전적 성격을 갖춘 점이 제법 근사하다. 의외로 아이들은 산타와 요정 이야기에 속았다고 분해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내 부모님께선 성 니콜라스 전설에 심드렁하셨기에, 내가 직접 골라다 선물해달라했으니 그 충격(?)이 어떤지 짐작할 수 없지만, 애들을 그렇게 어르는 건 좀 아닌거 같은데......

어린이집 근무 경험자이며 영화 34번가의 기적을 좋아하는 분으로부터, 어린이들은 산타클로스가 실존하길 바라고, "없다"는 대답을 듣길 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근무 첫 해에 산타의 존재를 부정했더니 아이들이 너무 실망하여 보채길래, 핀란드에 위치한 산타마을에 산타들이 근무하고 있어 편지를 쓰면 답장해준다며 달랬다고. 저 하늘 위에 뭐가 없다해도 개의치 않는 사람 중 하나지만, 5억개의 우물, 장미가 피어있는 별, She dwelt among the untrodden ways처럼 아주 큰 차이인가봐 하면 마음 한켠에 아주 작은 빛이 별처럼 반짝였다 사라진다.

Melody in Memory♬

"바쁜 세상 탐험할 때는~ 조심하세요♪"(프로펠러 소리를 곁들여서) 

그렇게 좋아하고 열심히 봤건만 다 잊어버리고 저 한 구절의 노래와 두 주인공의 이름, 얼굴만 기억난다. 한눈에 친해 보이는 허클과 로우리...학생인가하면 사무원으로 눈을 뜨고, 엔지니어 출장 다음날 트랙터를 몰고 밀과 옥수수를 수확해다 팔던 좀 희한한 만화였는데, 북미 애니메이션 특성상 에피소드 순서가 유동적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고향급인 저 인트로를 들을 수 있어 몹시 반가움.


Amaco Craft Needle Tool

★☆☆☆☆

단지 길이와 무게가 알맞다. 작업 개시 약 2시간 만에 녹 슬어버려서 마스킹테이프를 감아줬다. 이대로 본전 뽑을 때까지 써야지. 결국 부엌용 얼음 송곳을 사느냐인데, 집에 흉기만 늘어간다...

디스크 빙의

사탕무밭 첼로 소나타 전곡 생 레옹 슈흐 베체흐 실황 DVD. 그간 저 연주 중계 레코딩을> 중계한 방송을> 녹음한> 음원을 애청하며 첼로와 피아노의 관계를 얼마나 망상(...)했던지, 막상 고화질 동영상이 생기니 황송해서 집중이 안되었다. 그런데 수령 단 하루 만에(!) 흠집남. PAL방식이라 컴퓨터에 넣었건만, 모노 스피커로 그걸 두 번이나 들으려던 내가 잘못인가, 손톱으로 긁어도 그런 흠은 안 생길텐데, 괘씸한 기계놈아 어찌 그리 세게 콱 찍을 수 있단 말이냐...


역시 글자와 일부 도안 외 본래 디스크 표면 그대로 남겨두는 디자인인데,  도안 없는 부분 데이터 보호를 위해 표면 마감 처리한다는 얘기는 못 들어봐서 심쿵. DVD와 같은 자리에 상처라도 난 듯 가슴이 아리고 오그라든다.

더 많은 죽음만이 세계를 갱신한다.

꿈에 나온 총기소지규제 호소 방송에서, 나는 프로그램 제작자인 동시에 총기사고로 죽은 10대 소년이었고, 그의 양육자이자 시청자였다. 프로그램 요지는 걍 총을 갖고 있지 않았어야 했다는 건데, 당사자가 되고 나니 총기 사용 미화 여지가 있는 창작물도 신경쓰이기 시작하고 찬반 여부 관계없이 엮여있는 모든 이해관계에 신물이 났다. 우리가 인간의 본성에 희망을 갖는 동안 누군가 죽어간다면, 그 희망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Ave verum corpus K618

페쎄쎄베 황금기를 이끈 피에르퐁 시절 영상. 100주년 기념 DVD로 추정되는데 내가 검색을 잘못했는지, 공홈에는 없음.


레퀴엠과 같은 해 쓰여진 작품. 가발 쓰던 시절 음악답지 않게, 얼핏 들으면 19세기 후반 내지는 20세기 초반 작품으로 생각될 만큼 후대의 경향으로 쓰여져서 몹시 묘한 기분이 든다. 이외에도 이따금 시대를 앞서간 듯한 작품이 있긴 하지만, 이 모테트는 아무래도 그 가운데서도 돋보임. 기악 위주로 모차르트 좀 들어봤다는 사람 놀려 먹을 수 있다하면 과장이려나. 차이콥스키가 편곡하여 모음곡으로 쓴 바 있다.

학교에서는 정말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조끼가 포함된 정장에 트렌치 코트, 합창단복 차림이 진리임을.
N은 학교에서 캐리 그랜트의 '캐' 자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웅변했다.
후돌퐁과 두 솔리스트를 그랜드 피아노 모형과 함께 세트로 갖추어야겠다고 다짐한다.

Senso, 1954

 부르크너 같다 싶더니 부르크너. 시대배경와 이탈리아적인 빛 때문인지, 선입견 때문인건지 금관의 세기말적 입자감이 액자식 이야기를 들을 때와 같은 묘한 부조화를 자아냈다. 이 양반도 차마 음악을 잘라내지 못하는 부류인 듯. 어떤 영화는 연주자가 주연이라 콘서트 장면이 극의 절정인데도 연주를 편집해서 몰입을 방해하는데, 비스콘티는 걍 흘러가게 놔둔다.

Biglemoi 춤의 원리

« Le principe du biglemoi, dit Nicolas, que Monsieur connaît sans doute, repose sur la production d’interférences par deux sources animées d’un mouvement oscillatoire rigoureusement synchrone.

Singer Promise 1409

설명서 첫장부터 읽었다가 실 끼우는 과정을 오해함...
재봉틀 개봉하면 가장 먼저해야할 일은 윗실걸기가 아니었다.
밑실감기라고, 북집에 들어갈 실토리에 실을 감아야 한다.
설명서 중간부터 그림과 함께 상세히 설명되어 있었는데 못 보고 삽질했어.

첫번째 실걸개에 두 가지 그림이 있는데,
옆에 1 적혀 있는 방법은 윗실걸기에만, 동그란 부분은 밑실감기에만 쓰인다.


Kingdom of Heaven, 2005...

킹덤 오브 헤븐 2012 감독판
중세인에 대한 현대인의 고정관념 때문일까, 주인공 발리앙 디벨린이 좀 겉돈다. 살라흐앗딘의 관용은 시대를 불문해 감동적인 반면 발리앙의 어디가 그렇게 위화감이 드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이 영화에 접근한 의도의 80% 이상이, 주렁주렁 장식한 베일의 에바 그린을 실컷 보고자(...)였는데, 기대에 준하는 차림이 단 한번 나오고서 종반 직전까지 산발이라 욕구좌절......사슬갑옷은 순간이 아쉬울 만큼 아주 훌륭했다. 공방전 구성은 과장되었지만 영화적으로는 무리없음. 전해지는 바로는 기 드뤼지냥의 미모가 예루살렘 왕국을 무너트렸다더니, 여기서는 티베리우스가 성을 떠났기 때문이리라. 그를 따라 나선 이들은 훗날 내가 좋아하는 제복을 입은 구호기사단의 모체가 되었다.

***카라반 약탈 종자들을 벌하는 보두앵4세에 별표. 신의 저주로 여겨지던 병 중에 재위하고, 장님이 되고도 복위가 가능할 정도의 수완과 카리스마를 짐작하기에 충분한 영상화.


피나무 목판 조각

점토가 자꾸만 밀리며 휘어서, 다듬어지지 않길래 차라리 나무를 깎자고, 목판을 주문함.
그 무르고 잘 깎인다는 피나무......
더럽게 안 깎인다! 힘들고 손 아픔.
조소과 입시 면접에 힘든 수업을 따라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종종 나온다더니 진짜다...특히 톱질은 참으로 아득해서 금세 호모 에렉투스의 표정을 띠게 된다. 나무젓가락을 구해와서 점토가 잘 먹는지 시험해봐야겠다. ㅜ

Allan Savory, 사막을 푸르게

http://www.ted.com/talks/lang/ko/allan_savory_how_to_green_the_world_s_deserts_and_reverse_climate_change.html


근래 접한 중에 전쟁 뉴스 외 가장 충격적인 발표.
저 방목법을 배워야해!

SPAD XIII 1/72 scale, Academy FA031

마트에 천원짜리 모형 비행기가 있다는 E의 제보에, 복엽기도 있더냐 물어 얻은 나름 어린이날 선물. 피곤해서 이튿날 조립하려 했지만, 못 참았다. 작은 부품들이라 살살 떼어냈건만, 사포질하다 한눈 팔아서 냉각 배기관 하나를 부러트렸다. 접착제로 떡칠한 끝에 자랑했더니 얼굴이 헬쓱하다며 잠이나 자란다….

Nook Simple Touch Frozen 소생

 눅둥이가 굳었다. 흔히 말하는 벽돌 상태.
전용 충전기와 케이블이 실종되어서, 집에 굴러다니는 마이크로5핀 구멍에 맞는 걸로 컴퓨터에 연결시켰다가 분리했더니 스크린세이버 화면 채로 굳어버렸다. 전원 키, n 버튼 모두 반응없음, 리눅스로 강제 부팅 해보고 싶어도 아예 컴퓨터에서 드라이브 인식도 안한다.

기기 교환 외에 포럼에 알려진 해결법은 하나 뿐이라, 고장이 아니길 바라며 덜덜 떨었다. 기기 내부에 자리한 배터리 연결단자를 분리했다가 다시 꽂아서 작동되면 해결이라길래, 뒷판 뜯으려니 T5 드라이버가 필요함...

러닝타임 내내 리 반 클리프 바라기

새해 첫날 새벽을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를 보는데 써버린 게 그 조짐이었는지, 연달아 스파게티 웨스턴을 보는 중.

My Name Is Nobody, 1973 (★★★★★)
Per Un Pugno Di Dollari A Fistful Of Dollars, 1964
Unforgiven, 1992 High Noon, 1952
Per Qualche Dollaro In Piu For A Few Dollars More, 1965
Gunfight At The O.K. Corral, 1957
Shane, 1953

흥미롭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는데...폭풍간지...특히 리 반 클리프는 지나치게 잘 생겼다..."천사의 눈" 일 때, 진짜 [[살인]미소] 였음. 표정주름과 안면근육 생긴 걸 보면, 실제로는 매우 잘 웃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정오"에서 말 없는 빌런친구로 나오는데, 셋이 화면에 나와 각각 대사를 해도, 사람 눈에는 보고 싶은 것만 보인다더니 대사없는 저 미남만 주시하는 것이다...이 분도 눈으로 서사를 하는 배우인데, 아쉽게도 주연급 출연작 중에 내가 볼 수 있는 게 몇 안된다. OK목장도 리 반 클리프 나온다길래 봤는데 얼굴도 안 비춰주고, 진짜 일회성 조연......(대신 닥 할러데이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건졌다.)

유물론 서가의 로맨스

Funny Face, 1957. 서점에 들어와 책도 안 사면서 진상 부리는 일행의 웬 무례한 또라이에게서, 점원이 fall in love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영화. 이번에도 오드리 헵번의 짝은 그녀의 아버지 뻘인데,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과했다. 모든 예쁜 장면들은 부자연스런 전개로 찜찜함을 남겼으며, "감정이입"을 주제삼아 내게 "대리불만"을 느끼게 했다. 오드리가 불만을 안 가져서, 내가 대신 불만을 가져줬다고.

레이븐우드페어 캐롤린 웨딩 D-8

까막숲 너구리의 윤회도는 이렇다.

건설 → 나무거지 → 약 → 포풍도끼질+버섯흡입 → 이하반복

아아 추하고 덧없으며 낭비적이다. 이성과 욕망이 한데 뒤엉킨 채 좌절과 짧은 해소감 사이를 오가며 번민한다. 미쳤지. 앞발엔 항상 토마호크가 들려있고, 이제 턱스도 샐리도 없건만 내 너구리는 크리스마스 한정상품을 짓고 있다. 캐롤린 예식만 지나면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건 오판이었다.

Toccata in d-moll, BuxWV 155

Nook 글로우라이트 Glownooter 글로우누터 루팅

the eBook READER.com, ← 작성자 분께 진정 레알 참트루 고마움을 표하는 바입니다!

"루티드 포에버 떠도 아직 루팅된 거 아니니 안심하세요, 괜찮아요."

저 말이 없었으면 난 정말 루팅이고뭐고 백업도 못했겠지.

Nook Simple Touch 백업&되돌리기

유용한 도움을 주신 원 게시물은 여기

백업파일 만들 때 위 링크에 소개된 2가지 프로그램을 모두 써보았지만,
저 프로그램들은 설치도 해야하고,win32diskimager 하나만 사용할 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Nook을 루팅 전 상태로 되돌릴 때, 바로 디스크이미저를 쓰는 것보다 미니툴 파티션 위자드로 파티션을 모두 지워주는 편이 훨씬 안정적인 것은 분명하다.

IPTime N604 Wi-Fi Line sharer

쥐라기 출신 인증.
Nook 산지 거의 반년만에 루팅해보겠다고 레지스트레이션 검색하다, 와이파이 존을 직접 만들 수도 있음을 알고 국민 공유기라는 IPTime N604을 구입함. 설명서 보고 그대로 따라했더니, 눅둥이가 "Coconut에 접속하시겠습니까?" 물어본다. 그런데 레지스트레이션 건너 뛸 수 있는 체크박스가 사용자 정보 입력창 바로 아래에 있었음.


......!